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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사랑은 기술인가, 사랑의 이론과 대상 , 실천

by 깡지의 LoveLife 2025. 8. 27.

작가 소개 – 에리히 프롬

에리히 프롬은 190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유대계 독일 철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 정신분석학자이다. 그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기반으로 하되, 사회 구조와 인간의 자유, 책임, 사랑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더하여 독자적인 사상 체계를 구축하였다. 나치의 집권 이후 미국으로 망명하여 학문 활동을 이어갔으며, 인간 소외, 자유, 자아실현 등 현대인의 실존적 문제에 천착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자유로부터의 도피』, 『건전한 사회』, 『소유냐 존재냐』 등이 있다. 『사랑의 기술』은 그중에서도 인간 내면의 성장과 사랑의 본질을 가장 깊이 탐구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사랑의 기술』 목차

  1. 서문
  2. 사랑은 기술인가
  3. 사랑의 이론
    • 사랑의 본질
    • 사랑의 대상들
      • 형제애
      • 모성애
      • 성애
      • 자기애
      • 신에 대한 사랑
  4. 사랑의 기술의 실천
    • 사랑의 붕괴 원인
    • 사랑을 위한 수련과 노력

1. 서문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사랑을 운명이나 감정으로만 받아들이며, 그 기술을 익히려는 노력을 소홀히 한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그의 대표작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을 통해,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며, 그만큼 배우고 훈련해야 할 삶의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1956년에 출간된 이래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의 본질과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해주고 있다.

 

2. 사랑은 기술인가 

●사랑에 대해 배울 필요가 없다는 태도의 

첫 번째 전제 ; 사랑을 능력으로서가 아닌 사랑받는 것으로 본다는 것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까, 더 사랑스러워질까)

두 번째 전제 ; 사랑을 본인이 아닌 대상의 문제로만 인지한다는 것

세 번째 전제 ; 사랑에 빠지는 경험과 사랑에 머물고 있는 지속적인 상태를 혼돈하는 것

● 사랑의 실패원인을 깨닫고 그 의미를 배우는 일, 사랑도 기술임을 깨닫기 위한 첫 번째 시작은 관심을 갖는 것이다.

3. 사랑의 이론 

1. 사랑, 인간 실존의 문제에 대한 해답

인간의 가장 절실한 욕구는 자신의 분리감을 극복하고 자신의 고독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려는 욕구이다, 이 목적의 구현에 철저하게 실패할 때 곧 광기를 나타낸다. 완전한 고립의 공포는 외부 세계에서 완전히 물러남으로써 분리감이 사라질 때에만 극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그때에 인간을 분리시킨 외부 세계도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2. 유아기를 벗어나는 인간이 분리 상태에서 도피하는 방법

● 진탕 마시고 떠드는 상태, 마약에 의한 황홀경, 성적 도취 → 잠시동안의 광희 속에 외부 세계가 사라지고 그러므로 분리감은 극복된다.

a. 강력하고 난폭하기도 하다

b. 정신과 육체에서 함께 발생한다

c. 일시적이며 주기적이다 

●일치에 의한 합일

집단과의 합일로 분리감을 극복 - 관습, 의상, 관념, 신앙의 집단 유행과의 일치로 이러한 것들은 스스로의 사고의 결과를 통해 현재에 견해에 이른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즉, 만인의 의견 일치로 생각의 옳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 창조적 (생산적) 활동에 의한 합일 

작업자와 그 대상의 합일이며 이것은 상호 인간적인 것이 아니다. 도취적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합일은 부분적인 해답일 뿐 거짓 합일에 불과하다.

 분리 상태를 극복하는 가장 완전한 해답은 상호 인간적인 합일, 곧 타인과의 융합이 이루어지는《사랑》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3. 상호 인간적인 합일

● 공생적 합일 ; 대표적으로 어머니와 태아의 관계를 들 수 있다 

수동적 형태 - 마조히즘 (Masochism) , 다른 사람의 부분이 됨으로써 고립과 불안에서 도피한다.

능동적 형태 - 사디즘 (Sadism) , 자신을 숭배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고독이란 감옥에서 도피한다.

● 사랑

성숙한 사랑 - 인간 자신의 본래 모습 (개성)을 보존하는 형태의 합일

사랑의 요소 - 보호, 책임, 존경, 지식 (그림을 그릴 줄 모르는 이가 대상만을 찾는 것과 같다)

4. 사랑의 대상

● 형제애 ; 모든 인간에 대한 사랑- 이를 통해 모든 인간과의 결합, 유대, 일치를 경험한다. 이것은 가난하고 무력한 이방인들에 대한 목적에 소용되지 않는 사랑이다.

● 모성애 ; 성애와 모성애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성애는 분리된 두 사람이 한 몸이 되는 것이고,

모성애는 어머니의 자궁과 품 안네 서 빠져나와 자식이 분리된 인간이 되기를 바라고 후원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가장 이루기 어려운 사랑의 형태일 것이다.

● 성애 ; 다른 사람과 완벽히 결합하고자 하는 갈망으로 성적 욕망은 대체로 사랑의 관념과 짝을 이루고 있어 육체적으로 원할 때 사랑하고 있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기도 한다. 육체적 결합의 욕망이 사랑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이것은 도취적이고 일시적인 합일 이상의 합일에 결코 이르지 못한다,

● 자기애 ;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이렇게 말했다. " 그대가 그대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대는 그대 자신에게 하듯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것이다." 

이기심과 자기애는 다르다. 이기적인 사람들은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지만 그들은 그들 자신도 사랑하지 못한다. 그들은 반드시 불행하며 스스로 가로막는 만족들을 삶에서 움켜쥐고자 타인으로부터 거두어 자신에게로 돌리고자 노심초사한다.

자신을 올바르게 사랑할 수 없는 자는 절대로 타인을 올바르게 사랑할 수 없다. 

● 신에 대한 사랑;

프롬은 신에 대한 사랑을 종교적 신념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신은 어떤 절대적 존재이기보다는 인간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가치와 통합의 상징이다. 즉, 신에 대한 사랑은 인간이 자신을 초월하여 더 큰 질서나 진리와 하나 되려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유신론적 신앙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 대상이 ‘하느님’ 일 수 있으며, 무신론자에게는 ‘인류 전체, 진리, 정의, 자연’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랑이 무조건적이고 보편적이며, 인간 존재의 근원과 연결되려는 본능적 충동이라는 점이다.

프롬은 현대 사회가 신앙을 체계적이고 권위적인 종교 안에 가두는 경향을 비판하며, 참된 신에 대한 사랑은 두려움이 아니라 자유와 연대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신은 복종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4. 사랑의 기술의 실천

현대 사회와 사랑 – 왜 우리는 사랑에 실패하는가?

에리히 프롬은 현대 사회가 사랑을 지속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이 책에서 “사랑의 실패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결과”라고 말한다. 즉, 우리는 사랑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관계를 소비와 거래의 논리로 치환시킨다. 우리는 사랑을 선택하고, 유지하고, 끝내는 방식에서조차 마치 상품을 사고파는 것처럼 행동한다. 연인을 고를 때도 마치 가성비를 따지듯 외모, 조건, 직업, 성격 등을 비교하고,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프롬은 이러한 사고방식을 "교환 시장의 사랑"이라 부르며, 진정한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또한 현대인은 끊임없는 분주함과 외로움 속에서 살아간다. 삶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기술은 발달했지만, 인간관계는 피상적이고 단절되기 쉽다. SNS는 관계를 더욱 손쉽고 넓게 만들어 주지만, 반대로 감정의 깊이나 진실한 교감은 점점 사라져 간다. 프롬은 현대 사회를 "고도의 소외 상태"라고 진단한다.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조건은 사람들이 사랑을 능동적 행위로 실천하기 어렵게 만든다. 대부분의 사람은 사랑을 받는 것, 기대하는 것으로 오해하며, 진정한 사랑의 본질인 주는 것의 기쁨을 알지 못한다. 사랑은 자기 중심성을 넘어 타인과 깊은 연결을 이루는 과정이어야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관계 속에서도 소유와 통제, 안정만을 추구한다.

프롬은 말한다. “사랑은 활동적이고 창조적인 행위이다. 그러나 현대인은 이를 수동적인 감정이나 사건으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사랑이란 관계를 만들고, 가꾸고, 책임지는 것이라는 점은 자주 잊는다.

그는 현대인이 진정한 사랑을 회복하려면, 먼저 자기 내면을 깊이 이해하고, 타인을 한 인간으로 존중하며, 사랑을 삶의 윤리적 실천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성숙한 인격의 표현이며, 자유롭고 책임 있는 존재만이 참된 사랑을 할 수 있다.

에리히 프롬

1. 훈련 (Discipline)

프롬은 사랑을 기술이라고 정의했기 때문에,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규율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훈련이란 단순히 억압적인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통제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 사랑은 순간의 감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매일의 삶 속에서 작은 행동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 꾸준한 훈련은 사랑을 일시적인 열정이 아닌, 지속 가능한 능력으로 만든다.

2. 정신집중 (Concentration)

현대인은 산만함 속에서 살아가며, 집중하지 못해 관계가 피상적으로 흐르기 쉽다. 프롬은 진정한 사랑은 깊은 집중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 집중은 상대와의 관계에 온전히 몰입하는 태도를 뜻한다.
  • 사랑하는 사람의 말, 감정, 존재에 마음을 기울이는 순간이 쌓여야 진정한 이해와 공감이 가능하다.
  • 정신집중은 사랑을 단순한 습관이 아닌, 의식적이고 능동적인 행위로 유지하게 한다.

3. 인내 (Patience)

사랑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프롬은 사랑이란 “성숙에 이르는 과정”이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인내는 관계 속 갈등이나 오해를 견디고, 성장의 시간을 함께 기다리는 힘이다.
  • 급한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고 변화하는 과정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 인내 없이는 사랑이 쉽게 좌절되고, 얕은 감정으로 끝나버리기 쉽다.

4. 관심 (Concern / Care)

프롬은 “사랑은 타인의 삶과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라고 정의한다.

  • 단순히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행복과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관심이다.
  •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거나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답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 따라서 관심은 ‘사랑받고 싶다’는 요구가 아니라 ‘사랑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의지에서 출발한다.

정리하면, 훈련은 습관화, 정신집중은 몰입, 인내는 시간의 성숙, 관심은 배려와 실천을 의미한다. 이 네 가지가 균형을 이루어야만 사랑은 기술이자 삶의 태도로서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 프롬의 핵심 주장이다.

 

5. 나의 서평

우선,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았으나 그럴 수 없어 아쉬움이 많이 남은 작품이다. 내용이 길지는 않지만 한 줄 한 줄이 모두 소중한 내용이었음을 미리 밝히고 싶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은 처음 접했을 때 단순히 연애 지침서쯤으로 생각했지만, 읽고 나니 그것은 전혀 다른 책이었다. 이 책은 연인 관계를 넘어서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 전반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철학적 성찰서에 가깝다. 프롬이 말하는 사랑은 낭만적 감정이 아니라 하나의 능력, 기술이며, 무엇보다도 훈련과 성숙을 통해 길러야 하는 삶의 태도였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랑을 받으려 하기보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돼라’는 메시지였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조건과 효용을 따지며 관계를 맺는다. 상대방이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계산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하지만 프롬은 이런 태도야말로 진정한 사랑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라고 지적한다. 사랑은 주고 나누는 순간에 오히려 더 충만해진다는 그의 주장은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로 다가왔다. 

한 때, 홀로서기라는 말이 불거지던 때가 있었다. 혼자 있을 수 없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홀로 선 두 사람이 만나 함께 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이 책이 쓰인 시대를 감안하면 아마 에리히 프롬은 이미 우리에게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상적인 생활과 사랑은 절대 양립할 수 없다! 『사랑의 기술』은 결국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곧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길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래서 이 책은 연인을 찾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책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은 인간관계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