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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The life before us - 에밀 아자르, 줄거리 요약, 등장인물로 보는 자기 앞의 생과 모모를 통해 보는 나의 시선

by 깡지의 LoveLife 2025. 3. 28.

 ◆ 『자기 앞의 생』은 혈연을 초월한 사랑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회적 약자들의 삶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소설은 가난과 차별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모와 로자 할머니의 관계를 통해, 인간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보편적 진리를 전달한다. 또한, 프랑스 사회의 이민자 차별과 빈부격차 문제를 조명하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어린 소년의 순수한 시선을 통해 재조명한다. 

◆줄거리 요약

열 살 소년 모모는 프랑스 파리 벨빌 지역에서 유대인 노파 로자 할머니가 운영하는 보육원에서 자란다. 로자 할머니는 한때 매춘을 했던 여성으로, 매춘부들이 키울 수 없는 아이들을 돌보며 살아간다. 모모는 가난과 차별 속에서도 유머와 지혜로 세상을 배우며 성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로자 할머니는 점점 쇠약해지고 병들어 간다. 어른들이 그녀를 요양원으로 보내려 하지만, 모모는 그녀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사랑하는 공간에서 머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을 통해 모모는 가족의 의미와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고, 사랑과 연대의 가치를 배운다. 마지막까지 혈색을 잃어가는 로자에게 화장을 덧입히고 썩어가는 몸을 닦으며 곁을 지킨 이 소년의 사랑 앞에 숙연해짐을 느꼈다.

◆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보는 「자기 앞의 생」

1. 모모(Momo) – 어린 시절과 성장의 시선

모모는 알제리 출신의 무슬림 소년으로, 파리의 빈민가에서 마담 로자와 함께 살아간다. 그는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보이지만, 세상의 부조리를 일찍 경험하며 성장해 간다.

  • 사랑과 보살핌: "나는 마담 로자를 사랑한다. 하지만 사랑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른다."
  • 정체성의 혼란: "나는 몇 살인지도 내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내 진짜 부모는 누구일까?"
  • 삶의 의미 탐색: "사람들은 자기 앞의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2. 마담 로자(Madame Rosa) – 전쟁과 생존의 시선

마담 로자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과거 유대인 창녀였으며, 이제는 매춘부들의 아이들을 돌보는 노파다.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숨긴 채 아이들을 키우려 하지만, 세상에 대한 깊은 두려움과 외로움을 품고 있다.

  • 과거의 상처: "나는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은 것을 겪었다. 세상은 약한 자들에게 자비롭지 않다."
  • 모모에 대한 애정: "나는 이 아이를 떠나보낼 수 없다. 그는 내 마지막 희망이다."
  • 죽음에 대한 두려움: "사람은 어느 순간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다."

3. 하밀(M. Hamil) – 지혜로운 조언자의 시선

모모에게 교육과 지식을 가르쳐 주는 노인. 문학과 철학을 통해 모모가 세상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 교육의 가치: "사람은 배워야 한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자유의 시작이다."
  • 모모에 대한 애정: "이 아이에게는 미래가 있다. 그는 단순한 거리의 아이가 아니다."

4. 닥터 카츠(Dr. Katz) – 의료인의 시선

마담 로자의 건강을 돌보며 그녀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의사. 삶과 죽음의 경계를 바라보는 역할을 한다.

  • 의사의 숙명: "나는 생명을 살리지만, 언젠가는 모두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다."
  • 연민과 현실: "가난한 이들에게 죽음은 더욱 고통스럽다. 존엄을 지킬 여유조차 없으니."

모모를 통해 보는 나의 시선

  • 고독과 생존: "아줌마에겐 아무도 없는 만큼 자기 살이라도 붙어 있어야 했다. 주변에 사랑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사람들은 뚱보가 된다."
  • 삶의 진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심장과 머리이며 그래서 그것을 아주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나는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주 일찍부터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지나 능력이 떨어지면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게 된다."
  • 세상의 거대함: "나는 달랑 혼자인데 세상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다."
  • 절망 속의 위안: "죽고 싶어질 때는 초콜릿이 다른 때보다 더 맛이 있다."
  • 행복에 대한 체념: "행복이란 놈은 요물이며 고약한 것이기 때문에 , 어차피 그 녀석은 내 편이 아니니까, 나는 이제 행복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 삶의 무관심: "생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게 한다."
  • 사랑과 연민: "나는 달려가서 그녀를 껴안았다. 정신이 나갔을 때 똥오줌을 쌌는지 고약한 냄새가 났다. 그녀를 더 꼭 끌어안았다. 혹시 내가 자기 때문에 구역질 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 마지막 순간의 이해: "사람은 언젠가 혼자가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곁에 있어 주면 그 순간은 덜 두렵다."
  • 강요된 성장: "어른이 되기 싫어도 세상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나도 언젠가 마담 로자처럼 사라지겠지."
  • 기억의 중요성: "사람은 죽지만, 기억은 남는다. 나는 마담 로자를 잊지 않을 것이다."

◆ 마무리하며

『자기 앞의 생』은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현실을 어린 소년 모모의 시선으로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가족애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깊은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다. 모모와 로자 할머니의 관계를 통해 혈연을 넘어선 진정한 사랑과 연대의 의미를 보여주며, 이민자 차별과 빈곤, 죽음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유머와 순수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특히, 죽음을 앞둔 로자 할머니를 지키려는 모모의 모습은 인간이 어떻게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하며, 마지막까지 존엄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 어느 시대에도 존재하는,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버림받은 계층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는 상류층이라고 불릴 사람들의 그 어떤 관계보다 더 끈끈하고 서로에 대한 연민과 두터운 애정으로 맺어져 있다. 프랑스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읽는 이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아름답게 풀어낸 이 소설은, 읽는 이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 에밀 아자르  

알려진 바와 같이 에밀 아자르는 로맹가리가 무수한 작품활동을 하던 중 나이 60살에 지은 필명이다.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을 사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문학적 갱신과 기존 명성에서의 탈피에 있었다. 그는 이미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상을 받은 유명 작가였지만, 새로운 스타일과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2. 쇠퇴하는 작가로 평가받던 그는 문학계의 편견을 깨고 싶었고, 새로운 필명으로 등장해 비평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실제로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 1975년 공쿠르상을 받았을 때, 아무도 그가 로맹 가리라는 사실을 몰랐다.

3. 그는 다양한 필명을 사용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변주하는 데 흥미를 느꼈고, 죽기 전까지도 에밀 아자르의 정체를 철저히 숨겼다. 결국, 유서를 통해 자신이 에밀 아자르였음을 밝히면서 그의 문학적 실험과 도전의 의미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로맹 가리의 유서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표현했다."